
📍 오늘의 한 줄
"미친 듯이 쏟아지던 비가 그치자, 우리가 몰랐던 세비야의 진짜 저녁이 시작됐다."
🗺️ 오늘의 여행 동선

비가 그치고 다시 시작된 세비야
오전에 쏟아지던 비 때문에
숙소로 돌아와 충분히 체력을 보충했다.
젖은 옷도 말리고
잠깐 쉬면서 다시 일정을 소화할 준비 완료.
이제 슬슬 움직여볼까.

아직 하늘은 조금 흐리지만
다행히 아까처럼 폭우가 쏟아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날 밤이 되어서야 알게 됐다.
우리가 세비야에서 엄청난 비를 맞고 있던 이 시기,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지역에서는 정말 큰 물난리가 발생하고 있었다는 것을.
당시에는 단순히
"와 오늘 비 진짜 많이 온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뉴스를 보고 피해 규모를 알게 되니 마음이 무거웠다.
아무튼 세비야의 비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고
우리도 다시 일정을 시작했다.
📍 촛농이가 가고 싶어 했던 메트로폴 파라솔
다시 시작된 첫 번째 일정은
촛농이가 세비야에서 가보고 싶어 했던 곳.
메트로폴 파라솔(Metropol Parasol)이다.

거대한 버섯을 닮았다고 해서
라스 세타스(Las Setas, 버섯들)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세비야의 랜드마크다.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니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ㅋㅋㅋㅋ
전통적인 건물들이 가득한 세비야 구시가지 한복판에
갑자기 엄청나게 거대한 현대식 구조물이 등장한다.
주변 풍경과 완전히 다른데
이상하게 또 잘 어울린다.
💡 메트로폴 파라솔 간단 정보
📍 위치
Plaza de la Encarnación, Sevilla
🎫 입장권
우리는 현장에서 구매했다.
🌇 추천 방문시간
개인적으로는 일몰 전 방문을 강력 추천.
밝은 세비야부터 노을, 야경까지
한 번에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전망대 입장료가 15유로였는데,
입장료와 운영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니 실제 여행 전에는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게 좋다.

그리고 매우 신이 난 촛농이.
본인이 오고 싶었던 곳에 왔으니
표정부터 다르다.
ㅋㅋㅋㅋ
우리는 현장에서 입장권 구매
입장권은 미리 예매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따로 예약하지 않고 현장에서 구매했다.


티켓을 구매하고
매표소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면 전망대 입구가 나온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는데....
오?
타이밍 뭐야.
딱 해 질 녘에 도착했다

우리가 올라온 시간이
마침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너무 멋지구요.
아까까지 그렇게 비가 쏟아지더니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서 노을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감동한 촛농이.
오전에 비 맞으면서 돌아다니던 사람이 맞습니까.
ㅋㅋㅋㅋ
메트로폴 파라솔 전망대 자체가
엄청나게 높은 곳에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세비야 구시가지는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서
전망대에 올라오면 생각보다 시야가 굉장히 시원하게 열린다.

낮은 건물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그 위로 세비야의 랜드마크들이 하나씩 보인다.
그리고 하늘은 점점 노을빛으로 물들어간다.

진짜...
너무 황홀한 순간이었다.
오전에 그렇게 비 때문에 고생해서 그런지
이 풍경이 더 좋게 느껴졌던 것 같다.
사진 좀 찍어주세요

나를 간절하게 바라보는 촛농이.
이 눈빛은 알고 있다.
사진 찍어달라는 눈빛이다.
ㅋㅋㅋㅋ
열심히 구도를 잡고 한 장 찍어봤다.

오.
이건 나도 찍고 나서 꽤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옆에 있던 외국인 아주머니가 내 휴대폰 화면을 보셨는지 갑자기 감탄사를 연타하신다.
그리고는
사진 정말 멋있게 찍었다고 칭찬까지 해주셨다.
ㅋㅋㅋㅋㅋㅋ
갑작스러운 국제 사진작가 데뷔.

그 이야기를 들은 촛농이도 옆에서 빵 터졌다.
이 정도면 오늘 사진 담당 임무는 성공한 걸로.
셀카도 한 장 남겨준다.

노을에서 야경까지 한 번에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세비야에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트로폴 파라솔에도
하나둘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다행히 이제 비도 정말 끝난 것 같다.
멀리 바라보니
세비야 대성당에도 불이 들어왔다.
낮에 봤던 세비야와는
또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메트로폴 파라솔에 올라갈 계획이라면
해 질 무렵에 맞춰 올라오는 걸 정말 추천한다.
밝은 세비야부터
일몰 → 노을 → 야경
까지 한 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몰 시간은 계절마다 달라지니
방문하는 날의 일몰 시간을 미리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한참 야경을 바라보다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 세비야에서 뚜론 선물 사기

가는 길에 발견한 거대한 정육면체 나무.
이게 왜 이렇게 웃겼는지 모르겠다.
제2나 사각후냐 머리 같아서 찰칵.
ㅋㅋㅋㅋ
그리고 아주 살짝...
많이 걸어서
목적지 도착.
d'España
📍 C. Hernando Colón, 38, local 2, Casco Antiguo, Sevilla
촛농이가 알아온 뚜론 가게다.

뚜론(Turrón)은 아몬드나 견과류, 꿀, 설탕 등을 이용해 만드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전통 과자다.
스페인 여행 선물로도 많이 사는 음식이라
우리도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방문했다.
매장에 들어가니
주인아저씨가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계셨다.
그리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런데...


시식이 왕창 있다.
한두 개 먹어봤는데 맛있다.
또 먹었다.
이것도 맛있다.
저것도 먹었다.
맛있다.
둘 다 눈이 뒤집혀서
미친 듯이 먹기 시작.
ㅋㅋㅋㅋㅋㅋ
그 모습을 본 아저씨가
계속해서 다른 종류를 권해주셨다.
그렇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지.
주는 족족 다 먹었다.
머쓱.
달달한 거 + 견과류 조합?
이건 못 참는다 진짜.
결국 뚜론을 왕창 사버렸다


선물할 사람 수에 맞춰 사고
혹시 부족할까 봐 조금 넉넉하게 구매했다.
여러 사람에게 나눠줄 스페인 여행 선물을 찾는다면
뚜론도 괜찮은 선택이었다.
종류도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도 있고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기도 편했다.
그리고 사실...
저녁 먹고 돌아오는 길에 여기 또 왔다.
ㅋㅋㅋㅋ
처음 산 것만큼
거의 한 번 더 구매한 건 안 비밀.
비가 그친 세비야의 밤
뚜론을 숙소에 가져다 놓으려고
다시 걸었다.

와....
낮에 그렇게 비를 퍼붓던 도시 맞나?
비가 정말 끝난 건지
젖은 골목에 조명이 반사되면서 도시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다시 만난 세비야 대성당.

대성당 전체에 조명이 들어와 있었다.
건물 자체가 따뜻한 색을 띠고 있어서 그런지
노란 조명이 들어오니 훨씬 더 강하게 강조되는 느낌이다.
낮에 입장하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렇게 야경으로 다시 보니 또 좋다.
오늘 오전에는 비 때문에
"아... 오늘 일정 망했나?"
싶었는데
저녁이 되니
완전히 다른 하루가 되어버렸다.
📍 Casa La Viuda에서 다시 타파스 도전
뚜론을 숙소에 가져다 놓고
다시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다.

세비야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골목이 상당히 좁다는 게 느껴진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길도 많고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는 길도 자주 보였다.
그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식당과 바가 가득하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다시 타파스에 도전한다.
Casa La Viuda
📍 C. Albareda, 2, Casco Antiguo, Sevilla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곳 정말 매력 있었다.
신혼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생각해봐도
기억에 꽤 강하게 남아 있는 식당 중 하나다.
매장에 들어가 메뉴판을 받았는데
오?
한국어 메뉴판이 있다.

드디어....
드디어 타파스의 재미를 찾았다.
ㅋㅋㅋㅋ
이제야 타파스가 뭔지 알겠다
그동안 스페인어 메뉴판을 보면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니
번역기에 의존하거나
사진을 보면서 주문했다.
그러다 보니
"이건 뭐지?"
"이거 시키면 뭐가 나올까?"
하면서 메뉴를 고르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다.
그런데 한국어 메뉴판을 보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둘이 메뉴판을 보면서
이건 뭐가 들어가고
저건 어떤 음식이고...
추측하면서 하나씩 골라보는 재미가 생겼다.
게다가 타파스는 한 접시 양이 많지 않아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주문해 먹어볼 수 있다.
아... 이게 타파스의 재미구나.
이제야 알았다.
맥주와 샹그리아부터 시작

일단 가볍게
맥주 한 잔과 샹그리아 한 잔.
그리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밖에서 뭔가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린다.
뭐지?
밖을 바라보니
클래식 기타로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세비야 골목 안의 작은 타파스 바에서
맥주와 샹그리아를 마시고 있는데
밖에서는 기타 소리가 들린다.
이런 게 여행이지.
이제야 제대로 즐겨보는 타파스

먼저 간단하게
스페인 전통 햄
해물 크로켓
문어가 들어간 감자샐러드...였나?
ㅋㅋㅋㅋ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먹으면서 느낀 건
스페인 음식은 전체적으로 우리 입맛 기준에서는 짠 음식이 꽤 많다는 것.
그리고 음식에 따라
새콤하거나 시큼한 맛도 제법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 음식을 고르는 촛농이.
오늘 하루 중
가장 진지한 표정이다.
ㅋㅋㅋㅋㅋㅋ
아까 알카사르 볼 때도
메트로폴 파라솔에서 노을 볼 때도
이 정도로 진지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오믈렛과 이베리코까지


추가로 주문한 건
오믈렛과 이베리코 구이.
특히 스페인식 오믈렛은
내가 생각했던 오믈렛의 이미지와는 꽤 달랐다.
스페인에서 흔히 먹는 토르티야 에스파뇰라(Tortilla Española)는
달걀과 감자를 중심으로 두툼하게 만드는 음식이라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오믈렛과는 느낌이 다르다.
그런데...
짜다.
ㅋㅋㅋㅋ
확실히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짰다.
계속 먹다 보니
혀가 살짝 마비되는 느낌까지 들 정도.
그래도 우리는 최대한 현지에서 먹는 그대로 경험해보고 싶어서
따로 간을 약하게 해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았다.
💡 스페인 타파스를 먹으며 느낀 점
✔ 여러 메뉴를 조금씩 먹어보는 게 타파스의 매력
한 메뉴만 크게 주문하는 것보다 여러 종류를 조금씩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 한국어 메뉴판이 있으니 난이도가 확 내려갔다
메뉴를 이해하니 촛농이와 둘이 고르는 재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 음식은 생각보다 간이 강했다
우리가 먹었던 메뉴들은 전체적으로 짠맛이 강한 편이었다.
✔ 맥주나 샹그리아와 함께 먹으니 제대로 여행 온 느낌
거기에 밖에서 들려오는 기타 연주까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신혼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식당 중 하나
음식도 음식인데
Casa La Viuda가 기억에 남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연세가 조금 있으신 아저씨들이었는데
진짜 열정적이고 위트가 넘쳤다.
손님들과 이야기하고
음식을 가져다주고
농담도 주고받는 모습 자체가 즐거워 보였다.
한국어 메뉴판 덕분에 처음으로 타파스 고르는 재미도 제대로 느꼈고
여러 음식을 조금씩 주문해 먹는 재미도 알게 됐다.
거기에 맥주와 샹그리아.
밖에서 들려오는 기타 연주까지.
개인적으로는
이번 신혼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즐거웠던 식당 중 하나였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이날 여기서 타파스의 재미를 알아버린 덕분에
다음 날 세비야 마지막 식사에서는
촛농이와 둘이 메뉴판을 분석해가며 아주 제대로 주문하게 된다.
ㅋㅋㅋㅋ
폭우로 시작해서 노을과 야경으로 끝난 세비야
아침부터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비는 미친 듯이 쏟아지고
세비야 대성당 입장권은 못 구하고
옷과 신발은 흠뻑 젖었다.
그래도 알카사르는 볼 수 있었고
점심으로 먹었던 소꼬리찜은
스페인에서 먹은 현지 음식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그리고 잠깐 숙소에서 쉬었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을 뿐인데
하루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메트로폴 파라솔에서 만난 노을,
비가 그친 세비야 구시가지의 야경,
뚜론 가게에서의 폭풍 시식,
Casa La Viuda에서 이제야 알아버린 타파스의 재미까지.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다.
아침에는
"오늘 일정 망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저녁이 되자 오히려
세비야가 가장 빛나는 하루가 되어버렸다.
이게 여행의 재미인가 보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그 안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좋은 순간을 만나게 된다.
즐거운 식사를 끝내고
촛농이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렇게 짧고도 길었던
신혼여행 다섯 번째 날도 끝.
💡 직접 돌아보니 느낀 세비야 저녁 여행 TIP
✔ 메트로폴 파라솔은 일몰 전에 올라가는 걸 추천
낮 풍경부터 노을과 야경까지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만족도가 정말 높았다.
✔ 일몰 시간은 미리 확인하기
계절마다 해지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방문 날짜의 일몰 시간을 기준으로 일정을 잡는 게 좋다.
✔ 뚜론은 선물용으로 괜찮았다
여러 종류를 맛보고 고를 수 있고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기도 편했다. 우리처럼 맛있다고 너무 많이 사는 건 각자의 선택.
ㅋㅋㅋㅋ
✔ 세비야에서는 타파스 바를 한 번쯤 제대로 즐겨보기
한두 가지 메뉴로 배를 채우기보다 여러 메뉴를 조금씩 주문해 먹는 재미가 있었다.
✔ 낮과 밤의 세비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가능하다면 대성당과 구시가지를 낮뿐 아니라 야간에도 한번 걸어보는 걸 추천한다.
▶ 다음 이야기
다음 날은
세비야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전날 타파스의 재미를 제대로 알아버린 우리는
마지막 식사를 위해 La Bartola로 향했다.
그리고 황금의 탑과 세비야대학교를 지나
내가 꼭 보고 싶었던 스페인광장까지.
하필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세비야의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신혼여행의 마지막 도시 마드리드로 향한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Wanny Life 한 줄 기록
미친 듯이 쏟아지던 비가 그치자 세비야가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메트로폴 파라솔에서 만난 황홀한 노을부터 젖은 골목의 야경, 뚜론과 타파스까지. 아침에는 망한 하루인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세비야가 가장 빛났던 저녁이었다.
🇪🇸 스페인 신혼여행 이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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