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가 이유식을 시작한 뒤로
촛농이는 지금까지 직접 이유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사실 그동안은 너무 자연스럽게 먹이고 있어서
이유식 만드는 과정을 따로 기록해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여행을 준비하면서
혹시 필요할까 싶어 체험판 이유식들도 이것저것 찾아보게 됐다.
제품마다 재료나 구성도 다양하고
간편하게 먹일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어 보였다.
그런데 여러 제품을 보다 보니 문득
매번 집에서 먹던 아리 이유식이 생각났다.
촛농이가 만드는 이유식은
쌀부터 고기, 생선, 채소까지 정말 이것저것 많이 들어간다.
완성된 걸 보면 건더기도 꽤 빠방하다ㅋㅋㅋ
무엇보다 나도 가끔 아리 이유식을 먹어보는데
간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도 생각보다 맛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걸 우리끼리 먹이고 끝내기에는 조금 아깝다.
누군가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이유식 레시피라기보다는
촛농이가 아리를 위해 어떤 재료를 넣고
어떻게 이유식을 만들어주고 있는지 기록으로 남겨보기로 했다.
앞으로도 이유식을 만들 때마다 사진을 찍어
하나씩 기록해볼 생각이다.
🍚 이번에는 3일치 이유식 만들기

촛농이는 보통 한 번 이유식을 만들면
3일치를 한꺼번에 만든다.
이번 메뉴는 총 세 가지.
① 연어 + 콜리플라워 + 우엉
② 소고기 + 양파 + 청경채 + 애호박
③ 닭고기 + 배추 + 근대 + 애호박
그리고 이번에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었다.
우엉은 아리가 처음 먹어보는 재료였다.
새로운 재료를 하나씩 먹어보는 것도
요즘 이유식 먹는 재미 중 하나다.
⚖️ 쌀은 불리기 전 210g

먼저 쌀부터 준비한다.
사진에 보이는 210g은 불리기 전 기준이고 세 메뉴에 들어갈 전체 양이다.
쌀을 불린 다음에는 대략 85g 정도씩 나눠서 사용하는데
그렇다고 매번 0.1g 단위까지 딱딱 맞춰서 만들지는 않는다.
촛농이에게 물어보니
"그냥 큰 틀 정도만 맞추는 거지."
라고 한다ㅋㅋㅋ
매번 정확한 숫자를 맞추는 것보다는
아리가 먹는 양이나 완성됐을 때의 농도를 보면서
조금씩 조절하는 편이다.
🍲 물 대신 담은수 육수

이유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 건
그냥 물이 아니라 담은수 육수다.
육수를 먼저 충분히 우려낸 다음
이 육수로 이유식을 끓인다.
별도의 간을 하지 않는 아기 이유식이다 보니
이런 재료 하나하나가 완성됐을 때 맛에 꽤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나도 완성된 이유식을 먹어보면
간이 되어 있는 건 아닌데 은근히 맛이 있다.
처음에는 그냥 고기랑 채소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가 했는데
만드는 과정을 계속 보다 보니
육수를 사용하고 오래 끓이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 생선도 미리 준비

이번 이유식에 들어갈 연어도 준비한다.
아리는 생선 특유의 비린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연어는 최대한 비린맛을 줄여서 사용하고 있다.
먼저 분유물에 잠깐 담가뒀다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이유식에 넣는다.
이렇게 준비해서 넣으면 확실히 비린맛이 덜한지
아리도 비교적 잘 먹어준다.
재료를 하나씩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세 가지 메뉴에 들어갈 재료를 전부 꺼내놓기 시작하면
종류가 상당히 많다.
🥬 세 가지 이유식에 들어가는 재료들

사실 이 사진을 보고
이번 이유식 만드는 과정을 블로그에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한 냄비 안을 세 칸으로 나누고
각각 다른 고기와 채소를 넣어준다.
연어에는 콜리플라워와 우엉.
소고기에는 양파, 청경채, 애호박.
닭고기에는 배추, 근대, 애호박.
냉동해둔 큐브까지 하나씩 꺼내 넣어놓으니
생각보다 들어가는 재료가 정말 많다.
평소에는 완성된 이유식만 받아서 아리에게 먹이다 보니
이렇게까지 많은 재료가 들어가는지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보고 있으니
“아리가 매일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먹고 있었구나.”
싶었다.
촛농이는 이유식을 만들 때
"뿐이 토핑 이유식" 과 "수연이네 사남매 이유식"을 참고하고 있는데,
그중 "수연이네 사남매 이유식" 에서 이야기하는 방향 중 하나가
가능하면 재료를 냉동하지 않고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이유식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우리도 가능하면 그렇게 해주고 싶지만
매번 여러 종류의 고기와 생선, 채소를
필요한 양만큼 신선한 상태로 준비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 번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 종류도 많고
남은 재료를 보관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서
우리 집 역시 미리 손질해서 냉동해둔 큐브를 많이 활용한다.
그래도 직접 만들어 먹여보면서 느낀 건
확실히 그날 손질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을 때 조금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
나도 아리 이유식을 종종 먹어보는데
신선한 재료가 많이 들어간 날은
별다른 간을 하지 않았는데도 재료에서 나오는 맛이 꽤 좋다.
그렇다고 모든 재료를 무조건 신선한 상태로 준비하려고 하면
꾸준히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집은
가능한 재료는 그날 준비하고, 어려운 재료는 냉동 큐브를 활용하는 식으로
우리 상황에 맞춰서 만들고 있다.
촛농이도 책에 나온 방법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아리가 잘 먹는 재료와 식감, 먹는 양을 보면서
우리 집에 맞는 방법을 조금씩 찾아가는 중이다.
🍚 불린 쌀까지 넣어주기

준비해둔 재료 위에
불려놓은 쌀도 각각 나눠서 넣는다.
이때도 세 칸의 양을 완벽하게 똑같이 맞추기보다는
전체적인 양을 비슷하게 맞추는 정도다.
그리고 육수를 넣어 본격적으로 끓이기 시작한다.
🍲 끓이면서 육수를 조금씩 추가

여기서 촛농이 이유식을 보면서
내가 꽤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이 하나 있었다.
원래 이유식을 만들 때는
지금 사용하는 스타우브 냄비보다 조금 더 큰 냄비를 사용하는 게 편하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 있는 냄비가 조금 작다 보니
칸막이를 넣으면 뚜껑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끓이는 동안
수분이 생각보다 빨리 날아간다.
그런데 쌀은 아직 덜 익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물을 왕창 넣어놓고 끝내는 게 아니라
끓이는 중간중간 상태를 보면서 육수를 조금씩 계속 추가해준다.
육수를 넣고,
저어주고,
다시 끓이고,
부족하면 또 조금 넣어준다.
촛농이가 이유식 만드는 걸 보고 있으면
생각보다 계속 냄비 앞에 붙어 있는 시간이 길다.
🥣 오트밀은 한 스푼씩

어느 정도 끓은 뒤에는
오트밀도 넣어준다.
한 스푼이 약 15g 정도이고
각 메뉴에 한 스푼씩 넣는다.
쌀과 오트밀, 고기나 생선, 여러 종류의 채소에 육수까지.
이렇게 하나씩 들어가는 걸 보고 있으면
완성된 이유식만 봤을 때보다 훨씬 든든하게 느껴진다.
⏱️ 기준은 약 20분, 하지만 결국 쌀을 먹어본다

촛농이는 보통 20분 정도를 기준으로 끓인다.
그런데 시간을 맞췄다고 바로 불을 끄는 건 아니다.
마지막에는 직접 쌀을 먹어본다.
여러 재료 중에서도 쌀이 익는 데 가장 오래 걸리기 때문에
쌀알의 식감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아리가 입안에서 충분히 으깨서 먹을 수 있을 정도인지 확인하고
아직 단단하다 싶으면 육수를 조금 더 넣어 다시 끓인다.
채소 종류에 따라서 나오는 수분도 조금씩 다르다 보니
매번 똑같은 시간, 똑같은 육수 양으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레시피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직접 보고, 저어보고, 먹어보면서 맞추는 과정이 들어간다.
내가 먹어봤을 때 이유식 맛이 생각보다 깊다고 느꼈던 것도
이렇게 육수를 조금씩 추가하면서 충분히 끓이는 과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완성된 3가지 후기 이유식

그렇게 완성된 이번 3일치 이유식.
세 가지 메뉴를 각각 세 통씩 담으니
딱 3일치 9끼가 완성됐다.
지금은 한 끼에 160g 정도씩 소분하고 있다.
아리가 후기 이유식으로 넘어오면서 하루 세 끼를 시작했을 때는
처음부터 양을 많이 늘리지 않고 150g으로 시작했다.
중기 때 하루 두 끼를 먹으면서
하루 총량으로 300g 후반 정도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세 끼가 되면 전체 먹는 양이 너무 많이 늘어날 것 같아
한 끼 양을 150g 정도로 잡았다고 한다.
그러다 중간에 밥태기가 한번 와서
140g까지 줄였던 적도 있었다.
다행히 다시 잘 먹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양을 늘렸고,
현재는 한 끼 160g까지 먹고 있다.
아리가 잘 먹어주니 만드는 사람도 힘이 나는 것 같다.
📚 촛농이 이유식의 기본이 된 두 권의 책
그리고 촛농이가 처음부터 모든 걸 감으로 만든 건 아니다.
이유식을 만들면서 주로 참고한 책은
"뿐이 토핑 이유식" 과
"수연이네 사남매 이유식" 두 권이다.
두 책을 참고하면서 기본적인 방법을 익히고
그 이후에는 아리가 먹는 모습이나 시기에 맞춰
우리 집 방식으로 조금씩 조절하면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 글 역시
"10개월 아기는 무조건 이렇게 먹어야 한다."
라는 레시피는 아니다.
아리에게 맞춰 지금 우리 집에서 만들어 먹이고 있는
10개월 아기 후기 이유식의 실제 기록 정도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 완성된 이유식보다 만드는 과정을 보고 더 놀랐다
나는 사실 지금까지
아리가 이유식을 잘 먹는 모습만 주로 봤다.
160g을 한 그릇 뚝딱 먹으면
"오늘도 잘 먹었네."
하고 끝이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려고 처음부터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보다 보니
그 한 그릇에 생각보다 정말 많은 게 들어가 있었다.
쌀을 불리고,
육수를 내고,
고기와 생선을 준비하고,
여러 종류의 채소를 넣고,
냄비 앞에서 계속 저어가며 육수를 보충하고,
마지막에는 쌀이 제대로 익었는지 직접 먹어보고,
완성되면 다시 한 끼씩 소분한다.
이 과정을 3일에 한 번씩 반복한다.
아리에게는 그냥 매일 먹는 밥 한 그릇이겠지만
옆에서 보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촛농이가 아리 밥에 들이는 정성이 생각보다 훨씬 컸다.
그래서 더더욱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졌다.
나중에 아리가 커서 이 글을 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 어릴 때 엄마가 이렇게 밥 만들어줬다."
하고 보여줄 수 있으면 그것도 꽤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나중에는
이렇게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던 시간 자체가
우리에게 꽤 그리운 기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번이 우리 집 이유식 기록 #1.
다음 3일치 이유식을 만드는 날에는
또 어떤 재료가 들어갈지 사진으로 남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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