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에 다녀왔다.
구포역에 내려 누나 집으로 들어가기 전,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이 있었다.
바로 덕천동에 있는 더도이 종가집돼지국밥.
예전부터 주변에서는 그냥 ‘더도이’라고 불렀던 곳이다.

덕천동은 나에게 꽤 익숙한 동네다.
예전에 이 근처에서 5년 정도 일을 했고, 잠깐이지만 직접 살기도 했다.
그때 알게 된 돼지국밥집이 바로 더도이다.
주변에서도 맛집으로 꽤 유명했던 곳이고 나 역시 정말 좋아해서 자주 찾아왔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국밥집 중에서는 거의 1등으로 꼽는 곳이다.
부산에 올 때마다 다시 한번 먹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매번 동선이 맞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였는지도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을 정도.
생각해보니 거의 5~7년 만의 방문인 것 같다.
이번에는 아예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더도이부터 찾아왔다.
오전 11시 30분,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쯤.
점심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인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미 식사하고 있는 손님이 꽤 많았다.
예전에도 점심시간이면 사람이 상당히 많았던 기억이 있는데 오랜만에 와도 여전했다.

매장 입구 쪽에는 혼자 온 손님들이 식사하기 편한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
나도 예전에 혼자 먹으러 올 때면 거의 항상 입구 쪽 자리에 앉았는데, 이날도 자연스럽게 그쪽에 자리를 잡았다.
몇 년 만에 같은 곳에 앉아 있으니 예전에 혼자 국밥 먹으러 다니던 기억도 슬슬 떠올랐다.
오랜만에 오니 키오스크도 생겼다
몇 년 만에 방문해보니 달라진 부분도 있었다.

예전에는 없었던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주문하기가 훨씬 간편해졌다.
다만 원래도 직원분들이 적극적으로 주문을 도와주시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던 곳이라 예전에도 주문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메뉴판.

가격에서는 확실히 세월이 느껴졌다.
내가 예전에 자주 먹을 때 수육백반이 1만 원인가 1만1천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수육백반 14,000원.
5~7년 만에 왔으니 가격이 오른 건 당연하겠지만
예전 가격을 기억하고 있다 보니 세월이 느껴지긴 했다.
그래도 주문은 고민할 것도 없었다.
예전부터 항상 먹던 수육백반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이날은 운전할 일이 전혀 없어서 오랜만에 소주도 한 병 주문했다.
역시 더도이에 오면 수육백반

드디어 나온 수육백반.
음식을 보는 순간 반가웠다.
몇 년 만에 왔는데 비주얼이 거의 그대로다.
국밥에 수육, 순대 그리고 각종 반찬까지 한 상 가득 나온다.
가격은 14,000원으로 올랐지만 막상 한 상을 받아보니
이 정도 구성이면 여전히 정말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예전과 달라진 것도 하나 있었다.
내 기억에는 예전 수육백반에는 순대가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수육과 함께 순대도 나왔다.
가격은 올랐지만 구성도 조금 달라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던 그 국밥 맛 그대로
더도이 국밥은 처음부터 국 안에 다대기가 들어가서 나온다.
나는 따로 이것저것 많이 넣기보다는 새우젓으로 간만 살짝 맞추고 부추를 전부 넣는 편이다.
그다음 안에 들어 있던 다대기를 풀어주고 밥까지 말아 먹는다.
몇 년 만에 먹는 거라 솔직히 맛이 달라졌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조금 있었다.
그런데 한입 먹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그 맛 그대로였다.
내 기준에서 더도이 돼지국밥의 좋은 점은 일단 돼지 특유의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국물도 너무 무겁거나 진득하기보다는 비교적 깔끔한 편이라 한 그릇을 끝까지 먹기 좋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 다 먹어갈 때쯤이면 입안에 여운이 남으면서 계속 생각난다.
오랫동안 이 집 국밥을 기억하고 있었던 이유를 다시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더도이는 역시 수육
국밥도 좋아하지만 내가 여기서 항상 수육백반을 주문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육이다.
오랜만에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돼지고기 수육은 지방이 너무 많이 붙어 있으면 처음 몇 점은 맛있어도
먹다 보면 느끼해질 때가 있는데, 더도이 수육은 그런 느낌이 거의 없다.
마지막 한 점까지 촉촉하게 먹을 수 있는 수육.
이게 내가 기억하고 있던 더도이 수육의 맛이었다.
그리고 수육만큼이나 중요한 게 같이 나오는 반찬이다.
특히 양파장아찌와 무생채가 정말 잘 어울린다.
나는 수육 한 점에 양파장아찌를 올려 먹었다가 다음에는 무생채를 올려 먹고, 가끔은 둘을 같이 올려 먹기도 한다.

촉촉한 수육에 새콤하고 아삭한 반찬이 더해지니 계속 손이 간다.
여기에 국밥 한 숟갈 먹고 소주 한잔.
이날은 운전할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국밥집에서 소주 한 병도 깠다.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더도이로 오길 잘했다.
5~7년 만에 다시 와도 변하지 않았던 맛
오래 좋아했던 식당을 몇 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건 은근히 걱정되는 일이다.
기억 속에서는 정말 맛있었던 곳인데 막상 다시 가보면
맛이 달라졌거나 예전만큼 좋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 다시 찾은 더도이는 달랐다.
가격은 예전보다 올랐고 키오스크가 생기는 등 조금씩 달라진 부분은 있었지만,
내가 좋아했던 국밥과 수육의 맛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몇 년 만에 먹어서인지 더 반가웠다.
덕천에서 일하던 시절, 혼자 입구 쪽에 앉아서 수육백반을 먹던 기억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부산에는 유명한 돼지국밥집이 정말 많다.
그중 어디가 최고인지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더도이 종가집돼지국밥은 여전히 거의 1등인 집이다.
특히 수육백반은 다음에 부산에 와도 다시 먹고 싶은 메뉴.
부산에 왔을 때 덕천이나 구포 근처로 올 일이 있다면 내 기준에서는 무조건 방문 1순위다.
이번에는 다시 오기까지 5~7년이나 걸렸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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