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신혼여행 #06 | 하몽부터 사그라다 파밀리아까지, 바르셀로나 3일차 후반

📍 오늘의 한 줄
"하몽부터 사그라다 파밀리아, 고딕지구의 밤까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길고 진했던 하루."
🗺️ 오늘의 여행 동선

여행 3일 차 후반 시작
보케리아 시장까지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원래는 라 치나타에서 산 선물들만 내려놓고
바로 다시 나가려고 했는데...
나이가 들긴 했나 보다.
정말 피로도가 장난이 아니다ㅋㅋ
침대에 누워 촛농이와 각자 인터넷 좀 하면서
잠깐 쉬었다.
아침부터 비 오는 고딕지구를 몇 시간씩 돌아다녔으니
체력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
그래도 아직 오늘 일정은 한참 남았다.
다시 힘을 내서 출발!!
그다음 일정은 산 파우 병원이다.
그런데 그전에.
점심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 드디어 먹어보는 스페인 하몽
먼저 지하철을 타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역으로 이동했다.
사실 이곳에는 오늘 일정 중
내가 가장 기다리던 것 중 하나가 있었다.
바로...
하몽!!
스페인까지 왔는데
제대로 된 하몽 한번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오기 전 촛농이 친구에게 추천받은 곳이 있었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꽤 괜찮아 보였다.
마침 위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근처라
오늘 점심 일정으로 넣어뒀다.

📍 Hasta los Andares Barcelona
Carrer de Provença, 471-473, L'Eixample, Barcelona
하몽을 비교적 가성비 좋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역시...
메뉴판을 봐서는 모르겠더라.
ㅋㅋㅋㅋ

그래서 이베리안 붙은 것 몇 가지를 골라
직원에게 물어봤다.
확실하게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이베리안 베요타 햄을 가리키면서
하이 퀄리티 하몽 어쩌고...
하길래
고민 없이 그걸로 선택!!

판 콘 토마테도 한 조각 같이 나온다.
그리고 하몽을 실제로 보는데...
빛깔부터 영롱하다.
조심스럽게 한입 먹어봤다.
오...
고소함이 진하게 올라온다.
짭짤하면서 지방에서 나오는 고소한 풍미가 꽤 강했다.
나는 정말 맛있었는데
촛농이는 비리다며 한두 조각 먹고 끝.
결국 나머지는...
내가 얌얌.
ㅋㅋㅋㅋ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 하몽 TIP
스페인에서 하몽을 보다 보면 Jamón Ibérico, Bellota 같은 단어가 자주 보인다.
이베리코는 이베리아종 돼지로 만든 하몽을 의미하고,
그중 Bellota(베요타) 표기는 도토리를 먹여 키운 이베리코 돼지와 관련된 등급이다.
처음 먹어본다면 지방이 많은 부분에서 특유의 향을 더 강하게 느낄 수도 있다.
나처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고소한 풍미가 될 수 있지만
촛농이처럼 비리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 예상하지 못했던 2차 점심
문제는...
촛농이가 하몽을 거의 먹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바로
2차 점심 고고.
근처에 있던 파이브가이즈로 이동했다.

촛농이가 주문한다고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벽 쪽에 붙어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남자 둘이
촛농이에게 급격하게 붙었다.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내가 계속 쳐다보면서 다가가
팔로 촛농이 등을 막고 앞으로 살짝 당겼다.
그러자 남자 둘이 놀라서 물러서더니
자기들끼리 뭐라고 이야기하고는 서둘러 사라졌다.
뭐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소매치기였나?
하여튼 느낌이 굉장히 이상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관광객이 많은 곳에서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기에
이후로는 조금 더 신경 쓰게 됐다.
역시 패티는 맛있다


오픈 키친이라
패티 굽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정말 맛있어 보인다.
음료 기계도 체신식 기계 너낌.
ㅋㅋㅋㅋ
사용방법을 몰라 헤매고 있으니
뒤에 있던 외쿡인이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거기다가
무한리필이니까 꼭 많이 먹으라고ㅋㅋ


패티가 좋아서 역시나 맛있다.
감자도 맛있었다.
촛농이가 먹기에는 조금 두꺼운 버거였는데
생각 외로 거의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물론 나도 몇 입 먹긴 했지만...
촛농이도 스페인 음식이 완벽하게 입에 맞는 건 아니라
많이 굶주렸나 보다.
ㅋㅋㅋㅋ
배도 채웠겠다.
이제 본래 목적지로 이동한다.
📍 산 파우 병원
Recinte Modernista de Sant Pau
Carrer de Sant Antoni Maria Claret, 167, Barcelona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가까워
걸어서 이동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든 생각.
와... 진짜 멋있다.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나는 원래 이런 옛날 건축양식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산 파우 병원은
오기 전부터 꽤 기대했던 곳이다.
산 파우 병원은 카탈루냐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가 설계한 곳이다.
그리고 이곳은 단순히 오래된 병원이 아니라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병원을 왜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었을까
산 파우 병원이 특히 흥미로웠던 건
병원을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몬타네르는 예술과 아름다운 환경이 사람의 치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철학을 병원 건축에도 적극적으로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인데도
건물 하나하나가 마치 예술작품처럼 느껴진다.
벽돌과 타일, 조각, 장식까지.
환자들이 머무는 공간을
가능한 밝고 아름답게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내가 알고 있던
'예술에는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라는 몬타네르의 생각이
실제 건축물로 구현된 공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이야기를 알고 건물을 바라보니
그냥 예쁜 건축물을 볼 때와는 또 느낌이 달랐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있는 건축물을 굉장히 좋아한다.
딱 내 취향의 관광지.

사진 찍는데 비둘기에 놀라는 촛농이.
진짜 잘 놀란다ㅋㅋ
내부 입장도 가능하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쉽지만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 산 파우 병원 TIP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산 파우 병원은 비교적 가까워
두 곳을 같은 날 묶어서 보는 일정이 좋았다.
특히 두 건물을 이어주는 아빙구다 데 가우디(Avinguda de Gaudí)를 따라 이동할 수 있어 동선도 편하다.
다만 내부까지 제대로 관람하려면
우리처럼 잠깐 들르는 것보다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사그라다 가는 길에 찾아온 위기
그렇게 다시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급똥이 왔다.
진짜 갑자기.
ㅋㅋㅋㅋ
촛농이를 두고
최선을 다해 아까 갔던 파이브가이즈로 달렸다.
화장실 앞에서 비밀번호를 눌렀는데...
문이 안 열린다.
와.
진짜 싸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
결국 직원에게 물어봐서 문을 열었고
겨우 대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큰일을 해결한 뒤 촛농이와 다시 조우.
이제 드디어...
오늘의 메인이다.
📍 사그라다 파밀리아
Basílica de la Sagrada Família
Barcelona


들어가기 전 다시 인증샷.
입구에서 몸수색을 하고 들어갔다.
관람 순서는 번호로 위치마다 정해져 있었고
앱을 설치하면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도 오디오 가이드를 켜고 출발.
외관부터 압도적이다




먼저 외관을 바라보는데
그 규모와 정교함, 화려함에 압도당한다.
멀리서 볼 때도 엄청난 건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앞에서 하나하나 바라보면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설계했나 싶을 정도다.

이 모형은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성됐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형이라고 한다.
공사가 정말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시기에는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고 한다.
코로나 갸갹기.
언젠가 완성된 모습을 보러
다시 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내부로 들어갔다.
말이 안 나왔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






진짜...
입이 떡하고 벌어진다.
사진으로 정말 많이 봤던 곳인데
직접 보는 건 완전히 달랐다.
거대한 기둥들이 위로 올라가면서 가지처럼 갈라져
마치 숲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양쪽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성당 내부를 서로 다른 색으로 물들인다.
한쪽은 푸른빛과 초록빛.
반대쪽은 붉은빛과 주황빛.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것도 이 빛이었다.
그냥 스테인드글라스가 예쁜 정도가 아니라
빛 자체가 건축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그냥 느끼기로 했다
가우디가 그렇게 신앙심이 깊었다고 하는데
이 안에 들어와 있으니
나한테까지 그 신앙심이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오디오 가이드가 굉장히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그런데...
너무 크고 높다.
ㅋㅋㅋㅋ
말해주는 걸 찾으려고
계속 두리번거리다 보니 오히려 집중이 안 됐다.
결국
그냥 느끼기로 했다.
가이드는 아웃.

촛농이도 발이 많이 상했고
우리 둘 다 꽤 지쳐 있었다.
게다가 아직 저녁에는
고딕지구 야경투어가 남아 있다.
그래서 본당 중심 앞쪽 의자에 앉아
한동안 그냥 분위기를 느껴보기로 했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기도 해서
이곳에서는 관광지를 구경한다는 느낌과는 조금 달랐다.
잠시 조용히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머물러 있었다.
여행 중 수많은 건축물을 봤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확실히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관람을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오늘 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투어 집합장소인
람블라스 거리 리세우 오페라하우스 앞으로 이동한다.
오늘 아침에는 우리끼리 돌아다녔던 고딕지구.
이번에는 가이드와 함께
밤의 고딕지구로 들어간다.
📍 고딕지구 야경투어 시작
야경투어는 마이리얼트립에서 예약한
메멘토투어 고딕 뮤지컬 야경 워킹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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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s.myrealtrip.com
가이드님과 인사를 나누고
수신기를 받은 뒤 줄줄이 이동했다.
첫 번째 장소는
구엘 저택.
가우디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구엘


바르셀로나에서 빼먹을 수 없는 인물이 가우디라면
가우디 이야기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에우세비 구엘인 것 같다.
가이드님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냥 건물만 볼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가우디의 집착과 장인 정신이랄까.
그런 부분도 굉장히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에는
피카소가 살았다고 하던 옥탑 건물도 있었다.

그냥 지나가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갈 건물인데
이런 썰을 듣고 보면 정말 재미지다.
역시 가이드님들 쵝오.
📍 다시 만난 레이알 광장
그다음 장소는
레이알 광장.
Pl. Reial, Ciutat Vella, Barcelona
그리고 이곳에서 다시 만난 가우디.
광장에 있는 가로등 역시
젊은 시절 가우디가 설계한 작품이라고 한다.


가이드님 설명으로는
이걸 만들고 돈을 너무 적게 받아서
이후 관공서와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는 게
투어의 묘미인 듯하다.
낮과는 완전히 다른 고딕지구


정말 예쁜 고딕거리의 야경.
오늘 오전에도 이곳을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밤이 되니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골목 안에는
슬픈 역사도 남아 있었다.

스페인 내전 당시 폭격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된 장소.
특히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역사가 남아 있다고 한다.
지금도 벽에는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흔적을 보존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니
낮에 아무 생각 없이 걸었던 고딕지구가 전혀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영화 《향수》와 관련된 촬영 이야기도 들었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13살 성인 이야기부터
콜럼버스 이야기까지.
그냥 걷기만 했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이야기를
하나씩 듣다 보니
두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 카탈루냐 음악당에서 투어 종료
그리고 어느새 도착한
투어의 종착지.
카탈루냐 음악당.

오늘 오전에는 우리끼리
지도도 보지 않고 고딕지구를 돌아다녔다면,
밤에는 가이드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은 지역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바라봤다.
둘 다 해보니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즐거웠던 투어를 마무리하고
가이드님과 인사를 나눴다.
그런데...
배고프다.
ㅋㅋㅋㅋ
늦은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 리무진 스테이크하우스
Limousin Steak House
Gran Via de les Corts Catalanes, 603, Barcelona
오늘 저녁은
가성비가 좋다고 하는 스테이크집!!

유명한 곳이 세 곳 정도 있었는데
우리는 이곳으로 선택했다.
선택은 촛농이가 했는데...
왜 여기로 골랐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ㅋㅋㅋㅋ


QR을 찍으면
한글로도 메뉴를 볼 수 있어서 편했다.
우리는 고기 500g을 주문하고
사이드로 감자가 나오길래 샐러드 하나를 추가했다.
굽기는 미디엄 레어.

60일 드라이에이징이라 그런가
특유의 쿰쿰한 향이 꽤 많이 살아 있었다.
고기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웠다.
다만 끝부분 몇 조각에는
심줄 같은 게 있어 많이 질겼다.
그리고 다 먹어갈 때쯤에는
지방이 조금 느끼해서 결국 다 떼고 먹었다.
스페인에서 며칠 먹어보니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우리 입맛에는
꽤 짜고 느끼한 편인 것 같다.
그래도 하루 종일 돌아다닌 뒤 먹는 고기라
맛있게 먹었다.
길고 길었던 바르셀로나 3일 차 종료
저녁을 다 먹으니
이미 시간이 꽤 늦었다.
바로 숙소로 돌아갔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저녁을 9시가 넘어서 먹고 있다.
ㅋㅋㅋㅋ
이 정도면 스페인 현지화가
잘 이루어지는 중인가 보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정말 많은 걸 했다.
아침에는 비 오는 고딕지구를 돌아다니고
보케리아 시장을 구경하고,
오후에는 하몽을 먹고
산 파우 병원을 보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들어갔다.
그리고 저녁에는 다시 고딕지구로 돌아와
두 시간 동안 야경투어까지.
오늘도 1분 1초가 아깝지 않게 많은 것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바로 쉴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내일은 세비야로 떠나는 날.
내일 입을 옷과
아침에 사용할 물건만 빼놓고
나머지는 전부 캐리어에 넣어 짐 정리를 했다.
그리고 나서야
겨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부디 내일도
즐겁고 탈 없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 이야기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아침.
파업 때문에 하루 미뤄졌던 가우디 투어를 드디어 시작한다.
카사 바트요와 카사 밀라를 지나
이번 여행에서 놓칠 뻔했던 구엘공원까지.
그리고 투어가 끝나자마자 공항으로 이동해
다음 도시 세비야로 향한다.
그런데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날씨가 좋아지더니...
세비야에 가까워질수록
창밖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과연 무사히 세비야에 도착할 수 있을까.
- 다음 편에 -
Wanny Life 한 줄 기록
하몽을 먹고, 산 파우를 걷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압도되고, 밤의 고딕지구까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길고 진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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